변호사ㆍ정치인도 성형시대.."젊고 깨끗해 보여야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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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3년차인 김 모 변호사(39)는 최근 라식수술을 받고 20년 이상 착용했던 안경을 버렸다.
"서울 강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려면 어느 한 군데 의뢰인의 눈길을 끌 만한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친구 변호사의 권유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그렇지 않아도 사건을 수임하기가 어려워 뭔가 변화를 주려고 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연예인이나 여성들에 이어 변호사 정치인 펀드매니저 교수 스포츠 선수 등의 성형외과·피부과 출입이 빈번해지고 있다.
'전문성' 못지않게 '외모'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이들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일 성형외과에 따르면 변호사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미용 시술은 쌍꺼풀 수술.사법시험 2차 결과가 발표되는 12월부터 사법연수원 입소 직전인 2월 말 사이가 절정을 이룬다.
여성 예비 변호사들이 주로 찾는다.
나이가 지긋한 대표나 파트너급 변호사들은 이마의 주름을 없애거나 눈 주위의 늘어진 피부 제거 수술을 선호한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고운세상 성형외과 김미란 실장은 "'미간 사이가 낮으면 재물이 샌다'며 콧대 높이는 수술을 해 달라는 변호사들도 간혹 있다"고 말했다.
강남역에 있는 아름다운나라 성형외과의 경우 노인성 안검성형술과 눈밑 지방 재배치 시술,피부 검버섯 및 잡티 제거 수술이 부쩍 늘었다.
인사를 앞둔 기업 임원이나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퇴직자들이 많이 찾는다.
이상준 원장은 "나이가 들어 보일 경우 사내 입지가 흔들린다거나 인사에서 핸디캡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며 "인상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선 호감도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모에 대한 정치인들의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치 패러다임이 '조직 정치'에서 '이미지 정치'로 바뀌면서 친근하고 부드러운 용모가 표로 직결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광주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던 김재균 북구청장은 지난달 중순께 동네 피부미용실에서 눈썹 피부에 천연색소를 주입하는 눈썹 반영구 화장을 했다.
김 청장은 "아내(주경자)가 '눈썹이 옅어 강한 이미지를 주지 못한다'며 반영구 화장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기초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40대 여성 정치인은 300여만원을 들여 최근 쌍꺼풀에다 코높이 수술까지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상안검수술을 받아 쌍꺼풀이 생겼다.
중앙 정치인들 중에서 김혁규 의원은 쌍꺼풀파로,천정배 법무 장관과 김현미 의원은 피부관리파로,신기남 김영주 원희룡 남경필 의원 등은 라식수술파로 알려져 있다.
김병일·최성국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