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격의 유리기판을 사용하는 경기도 '파주 LCD단지'가 본격 가동 원년을 맞았다. LG필립스LCD가 지난 2004년 3월 착공 후 1년9개월여 만에 생산체제 구축을 마치고 새해 첫날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것.파주LCD단지는 전 세계 LCD 공장 중 가장 사이즈가 큰 1950×2250mm의 LCD유리기판을 사용하는 첫 생산라인이다. 본격 가동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파주LCD단지 내 7세대 라인 공장은 휴일도 잊은 채 연신 하얀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15층짜리 아파트보다 높은 63m의 LCD공장에는 '월드 디스플레이 넘버원'이라는 간판이 마치 이름표처럼 걸려 있었다. 총 51만평 규모로 상암월드컵 경기장 28개 크기와 맞먹는다. 파주LCD단지 관계자는 "평지에 들어서는 일반 산업단지와 달리 야산을 깎아 조성하다보니 460개에 달하는 묘 주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협약체결 후 2년10개월 만이라는 초단기간에 양산체제를 갖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LCD 단지 중앙에 자리한 아이보리색의 육중한 공장은 세계 최대 규격의 유리기판으로 만드는 LG필립스LCD의 7세대 라인의 심장부다. 1950×2250㎜의 유리기판으로 42인치와 47인치 LCD패널을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의 7세대 라인이다. LG필립스LCD는 1일 양산을 시작으로 올 3분기까지 4만5000장(유리기판 기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42,47인치 TV용 패널을 만들게 된다. 내년 1분기까지 생산능력을 월 9만장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CD공장에서 제작된 패널은 바로 옆 모듈공장으로 건너와 최종 조립단계를 거쳐 국내외로 나간다. 파주 7세대 라인의 본격적인 양산으로 파주는 삼성전자의 아산 탕정에 이어 새로운 LCD클러스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51만평 규모의 LCD단지 외에 인근 당동(19만4000평)과 선유지구(39만8000평)에는 LG전자 등 관련 및 협력사들이 들어서는 59만2000평규모의 협력단지가 들어선다. 이로 인한 고용창출 및 경기활성화 효과도 만만치않다. 벌써부터 파주LCD단지 초입에는 '필립스'상호를 달고 영업 중인 식당과 위락업소 등이 적지 않다. 고용창출 효과는 LG필립스LCD(2만5000여명)와 협력사를 포함해 총 3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당초 올 2분기께 양산을 예상했으나 월드컵과 중국 춘절 특수에 맞춰 조기양산을 시작했다"며 "세계 최대 규격의 7세대 양산체제를 발판 삼아 40인치대 대형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파주=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