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으로 뚜벅 뚜벅 길을 간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윤 사장은 요즘 "방북 금지는 풀렸습니까. 언제쯤 방북하실 수 있을까요"라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기다려 봐야지요"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기다리면 좋은 소식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측이 입북금지 조치를 내린 지난 8월 말 이후 윤 사장의 얼굴은 늘 그늘져 있었다.


올 한해 그 누구보다 마음 고생이 심했던 윤 사장.그러나 내년도 사업계획을 가다듬고 있는 최근 그의 얼굴은 밝아지고 있다.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영업이익 50억원대)를 달성한 데다 올해 금강산 관광객 수가 연말까지 30만명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과는 성수기인 지난 9월1일∼11월17일 관광객 수가 600명으로 제한된 가운데 달성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윤 사장은 이에 대해 "사업 시작한 지 7년 만에야 겨우 영업이익을 냈는 데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기뻐해주는 것을 보니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내년엔 공장장이 공장을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에둘러 입북금지 조치 해제를 희망한 그의 바람이 2006년엔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