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브라운관 등 4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2년 연속 `그랜드슬램(4관왕)'을 달성했다. 한국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경쟁에서도 한발 앞서 향후 디스플레이 사업의 주도권을 더욱 확실히 거머쥘 것으로 전망된다. ◇PDPㆍOLED 1위 수성 26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최근 발표한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업체별 세계 PDP시장 점유율은 삼성SDI(30%), LG전자(26%), 마쓰시타(25%), 파이오니아(9%), FHP(8%)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해 국내업체의 시장점유율은 56%로 일본업체의 42%를 크게 앞지르며 2년 연속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 디스플레이 조사기관인 TRS의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올해 한국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작년보다 8% 성장한 반면 일본은 지난해보다 2%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SDI와 LG전자의 점유율은 △2002년 20% △2003년 32% △2004년 48%에 이어 시장 진입 4년째인 올해는 60% 목전까지 확대됐다. 이들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미래에 대비한 체계적인 투자와 함께 한장의 유리원판에서 여러 장의 PDP를 생산할 수 있는 다면취 공법을 일본보다 먼저 안정적으로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일본은 파이오니아와 FHP(후지쯔ㆍ히타치 합작사)의 시장지배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는 반면 마쓰시타가 점유율을 지난해 19%에서 올해 25%로 높이며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OLED의 경우 디스플레이서치의 올해 3분기까지 시장점유율은 △삼성SDI 27% △라이트 디스플레이 26% △파이오니아 10% 순으로 한국이 3년 연속 1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휴대폰용 OLED뿐 아니라 MP3플레이어용 OLED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대만이 한국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SDI가 내년초부터 MP3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데다 지난 8월 구미 OLED 2기 라인을 시험가동한 LG전자도 시장 상황에 따라 양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내년에는 여유있게 대만을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CDㆍ브라운관, `영원한 최강자' TFT-LCD 부문에서도 한국의 3년 연속 1위 등극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체 LCD 시장에서 올 1∼11월 △출하량 기준으로 한국 1억8천320만개, 대만 1억6천240만개 △매출액 기준으로는 한국 192억700만달러, 대만 155억1천만달러로 한국이 출하량과 매출액 모두에서 앞서고 있다. 특히 LCD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대형(10인치 이상) 시장에서도 한국(출하량 8천120만개, 매출액 173억8천만달러)은 대만(출하량 8천100만개, 매출액 142억100만달러)을 크게 능가했다. 특히 한국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는 분기마다 선두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브라운관의 경우도 업계 집계 결과 올해 ▲삼성SDI 31% ▲LG필립스디스플레이 28% ▲청화픽쳐튜브(CPT) 11% ▲MTPD(마쓰시타&도시바 합작회사) 11% ▲프랑스 톰슨 8% 등으로 한국 업체들이 59%의 시장점유율 기록, 지난 99년 이후 7년 연속 독주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 2001, 2002년 두해 동안 LG필립스디스플레이에 선두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97년부터 세계 브라운관 1위를 줄곧 고수했다. ◇`디스플레이 5관왕'도 노린다 한국은 휴대폰의 멀티미디어화 추세,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확산 등과 맞물려 수요가 급증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AM) OLED 시장 선점에도 나섰다. 삼성SDI는 이달초 세계 최초로 4세대 저온폴리 실리콘(LTPS) 방식을 이용한 능동형 OLED 양산을 위해 4천655억원 규모의 1단계 투자에 들어갔으며, LG전자도 LG필립스LCD로부터 저온폴리 기판을 공급받아 능동형 OLED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200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휴대폰용 기준으로 2007년 2천만대, 2008년 5천만개 생산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PDP, LCD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시장을 한국에 통째로 내준 일본과 대만의 기세도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일본 소니는 소재업체인 이데미츠와 힘을 합쳐 AM OLED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만 최대 LCD 업체인 AUO와 토폴리(Toppoly)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