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는 왜 전 세계를 상대로 논문 조작이라는 대담한 거짓말을 했을까. 명예욕이나 공명심 만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의문이다. 일반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황 교수를 추적한 PD수첩의 한학수 PD 조차 상식의 저항을 느꼈다고 토로했을 정도이다. 사실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한 2004년 사이언스 논문만으로도 세계적 과학자의 반열에 오르고 정부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등 과학계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었다. 그렇게 조급하게 연구성과를 내놓지 않고도 시간과 자금은 황 교수의 편이었다. 이에 대한 의문은 PD수첩에 황 교수의 연구 의혹을 제보한 제보자들의 말을 통해 해답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제보자들은 2005년 연구에는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황 교수의 연구에 관해 잘 알고 있으며, 2004년까지 주요 역할을 한 전 연구자들이다. 한 제보자는 15일 방영된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는)사람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굉장히 심했죠. 그게 없으면 황 교수는 무너지게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황 교수가 굉장히 세력이 크고 권력이 있어 어떤 식의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며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고백하면서 황 교수가 대담하게 거짓말을 한 이유로 2004년 2월 사이언스 논문의 '낮은 경제성'을 들었다. 2004년 논문의 경우 논문 대로라면 2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 단계 복제배아를 만들어 여기에서 1개의 줄기세포를 추출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줄기세포 연구를 실용화, 산업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 제보자는 "그것만으로는 경제화 시키지 못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면서 "남녀노소 다 필요한 의료시장에 한번에 200개(난자) 시도해서 한 개(줄기세포) 한다는 건 효율성이 너무 낮았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가 그 압박감을 한번에 해소하기 위해 10년을 거짓말 한 것"이라며 "2005년 논문에 나온 정도가 되려면 지금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황 교수는 체세포 복제기술을 이용해 185개의 난자에서 31개의 배반포를 만들어 11개의 완전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수립했다며 허위로 2005년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런 거짓말을 바탕으로 세계 의료시장에 진출한다는 거대한 목표아래 줄기세포 허브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