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크톱 - 주연테크, 노트북 - LG전자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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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PC시장 판도가 1년여 새 확 달라졌다.
국내 2위 PC 메이커였던 삼보컴퓨터가 올 들어 경영난 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생긴 '빈 틈'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LG전자와 주연테크가 국내 노트북PC 시장과 데스크톱PC 시장에서 각각 2위 자리를 꿰찼다.
반면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위세는 크게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IBM과 결별하고 독자 노선을 택한 LG전자는 올 들어 가장 괄목한 만한 실적을 냈다.
시장조사 업체인 IDC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4만4700대의 판매대수로 노트북 시장 점유율 2위(19.9%)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IBM '씽크패드'와 LG 'X노트'를 합친 판매대수가 3만5000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성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IBM 시절엔 '씽크패드'와 'X노트' 비중이 6 대 4 정도였는데 이제는 'X노트'만으로도 이전의 전체 실적을 넘어섰다"며 "최근 지상파 DMB 노트북 시리즈 판매량이 월 6000대에 이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데스크톱 시장에서는 주연테크의 약진이 눈부시다.
이 회사는 중소 브랜드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데스크톱(3분기) 시장 점유율 13.2%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주연테크는 1분기만 해도 11.6%로 3위에 그쳤다.
이에 반해 삼성은 데스크톱과 노트북 시장에서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40% 가까이 노트북 시장을 장악했던 삼성은 1위는 지키고 있지만 점유율은 많이 떨어졌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29.5%다.
같은 기간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삼성의 점유율은 36%에서 33%로 낮아졌다.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보는 데스크톱 시장에서 1분기에만 18.1%로 2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엔 10.8%로 5위로 떨어졌다.
이 밖에 지난해 노트북 시장 3위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던 도시바코리아도 올 들어선 4∼5위권을 맴도는 신통찮은 성적을 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판도 변화는 삼보컴퓨터의 부진을 계기로 LG와 주연테크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보의 시장점유율이 1위인 삼성전자가 아니라 LG와 주연테크,HP 등 5위권 업체로 대거 흡수된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엔 IBM PC 사업부를 인수한 중국 레노버가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본격 공략할 예정인 데다 델컴퓨터의 성적도 좋아지고 있어 또 한 차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