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 도중 한국 시위대에 고무탄을 발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홍콩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21일 구속자 11명을 접견한 뒤 기자회견에서 "구속된 전농 순천지부 소속의 강승규씨가 고무탄을 오른쪽 허벅지에 맞고 쓰러졌다고 주장했다"며 "경찰이 5m 전방에서 직접 겨눴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튕겨나온 탄환을 확인한 결과 직경 4㎝ 가량의 동그란 검정 고무탄이었으며 시위 적극 가담자로 분류될 것을 우려, 연행후 고무탄에 맞은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강씨는 오른쪽 발에 멍이 든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농 소속의 농민 2명도 고무탄에 맞아 쓰러졌으나 이 사실을 밝히지 않고 귀국했다고 강 의원은 전했다. 조환복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는 이에 대해 홍콩 당국이 당시 시위 현장에서 최루탄까지만 사용토록 허가했을 뿐 고무탄 사용을 지시한 바 없다면서도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재확인토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 수위별로 4단계로 나눠 대응하는데 1단계는 육탄저지, 2단계는 최루액, 소방호스 분사, 3단계는 최루탄, 마지막 폭동 수준인 4단계에서 고무탄과 스턴건을 사용, 시위를 진압하게 된다. 이번 한국 농민의 시위에선 3단계까지만 사용토록 허용됐다. 강 의원은 한편 "구속자 상당수가 폭력시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왜 구속기소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들은 시위대 후미에서 행진만 하거나 시위현장을 촬영만 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구속자에 대해선 홍콩 경찰이 채증 사진 등 폭력시위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어 재판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혐의가 확실한 구속자는 유죄를 인정해 재판 일정을 신속히 마무리하되 그렇지 않은 경우엔 법정 공방을 벌이는 분리대응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중 직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찰관의 입회 아래 혐의자 식별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석방된 시위대는 항공사 등과 협의를 거쳐 귀국 항공편을 마련, 이날중 대부분 귀국했으며 구속자들을 지원할 소수의 시위대원들만 남기로 했다. 홍콩에 남은 시위대원들은 쿤통(觀塘) 법원 앞에서 단식과 함께 3천배 의식을 진행하는 한편 홍콩 시민단체와 함께 촛불시위를 벌이면서 구속자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조 총영사는 시위 도중 부상한 홍콩 경찰관에 대해 이날중 병문안을 한데 이어 시위사태로 영업에 손실을 입은 공관건물내 상가와 완짜이(灣仔) 지역 상가를 찾아 유감과 위로의 뜻을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