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자와 일반 투자자 간 재테크 전략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자 고객을 상대하는 각 은행과 증권사의 PB(프라이빗 뱅킹)팀 직원들은 채권 투자에 대한 선호 여부를 '진짜 부자냐 아니냐'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의 하나로 꼽는다.


실제 대부분의 알짜 부자들은 금융자산 투자의 중심에 채권 관련 상품을 놓고 있다.


여전히 '예금금리+알파(α)'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투자 위험이 주식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본부 부장은 "일반적으로 PB 고객들은 막연한 고수익 상품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투자 위험이 적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부자는 수익보다 위험관리 치중


신용평가회사인 한국신용정보가 지난 1980년부터 2005년 9월 말까지 25년간의 주식과 부동산,채권의 투자 위험 대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채권이 주식이나 부동산 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AA-등급 회사채의 경우 변동폭을 고려한 수익률이 연평균 13.6%인 반면 코스피지수(종합주가지수)는 9.2%,부동산(전국 주택매매가)은 5.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수익률도 연평균 8% 정도에 불과했다.


정광호 한국신용정보 연구위원은 "수익률의 변동폭을 뜻하는 표준편차를 고려한 과거 25년간의 성과는 채권,부동산,주식 순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투자 성패는 결국 위험관리에 좌우된다"며 "특히 40대 후반 이후의 투자자들은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채권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자들이 일반 투자자와 다른 점은 이 같은 채권 투자의 장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올 들어 증시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100% 안팎의 '대박'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형 펀드가 속출하고 있지만 알부자들은 주식 관련 상품 투자에 여전히 인색한 편이다.


조흥은행 PB강북센터 서춘수 지점장은 "전통적으로 부자들의 투자 성향은 안정적·보수적"이라며 "일부 펀드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때도 주식보다는 채권 비중이 높은 채권형 혼합펀드 상품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자료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전 세계 부유층의 보유자산별 구성비(2004년 기준)를 분석한 결과,채권 관련 상품 비중이 27%로 주식 관련 상품(주식형 뮤추얼펀드 포함) 3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채나 부동산ABS 노려볼 만


채권 투자가 어려울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거래 은행이나 증권사에 가서 문의하면 현재 거래되는 각종 채권 상품의 수익률과 투자위험 등을 소개받을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끄는 채권은 수익률 측면에서 볼 때는 카드채와 부동산ABS(자산담보부채권),세제 혜택 차원에서는 국민주택채권 1종과 2종 등이다.


신용등급이 A+인 LG카드가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만기가 11개월가량 남은 상품의 경우 현 금리기준으로 5% 수준의 세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여신전문회사인 연합캐피탈 채권(A+ 등급)도 마찬가지다.


한화건설이 이번 주 발행하는 2년 만기 회사채(BBB 등급)는 기대수익률이 6.4%에 달한다.


2009년 2월이 만기인 LG카드 회사채에 투자하면 연 6.7%까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 수익률이면 4.5% 내외인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ABS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 수익률이 더 높다.


이학연 한국증권 리테일채권부 과장은 "1년 정도 만기가 남은 채권을 골라 만기까지 보유하면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없이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다만 채권을 고를 때는 수익률보다 발행회사의 신용도를 우선 점검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