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다.""지금은 모두가 차분해질 때다. 진실이 확실히 밝혀질 때까지 왈가왈부하지 말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밝힌 지 20여분 만에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줄기세포는 없다"고 주장하자 시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했다. 특히 황 교수가 MBC PD수첩팀에 내준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로 바뀐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법당국에 수사를 요청한 데 대해 많은 시민들은 신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시간에 걸쳐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진실 공방을 지켜본 시민들은 대부분 "차라리 당사자들이 삼자대면을 통해 진실을 가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원 배세호씨(34)는 "검찰이든 서울대 진상조사위원회든 황 교수와 노 이사장,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 연구원이 삼자대면을 벌여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 나선주씨(42)는 "황 교수와 노 이사장 두 사람 중 한명은 엄청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지금은 너무 혼란스러워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황 교수의 해명 기자회견이 불신을 더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정모씨(27)는 "과학이란 게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하는 것임에도 황 교수는 진실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확실한 입증을 해보이지 않았다. 오늘 기자회견도 변명하는 것으로 들렸다"며 황 교수를 불신했다. 하지만 황 교수를 지지한다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았다. 회사원 김민정씨(35)는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황 교수의 말을 믿는다"며 "황 교수가 연구 진행 과정에서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 같지만 조금 더 기다리면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계는 "아직까지 황 교수의 연구 성과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향숙 박사는 "현재로선 황 교수의 연구 성과 논란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서울대 재검증조사위원회 등 과학계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한 회원(아이디 통나무)은 "이번 사건은 황 교수팀에 국한된 게 아니라 과학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정책 및 제도와 관련된 문제다. 앞으로 국내에서 이뤄지는 과학적 성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 교수는 "이번 일로 한국 과학의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남은 진실을 제대로 규명해 이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