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검찰이 안기부 도청 수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MBC 노동조합과 기자회는 성명을 발표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C 노조는 ''이건희 구하기 수사'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에 대한 무혐의 처분과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한 불구속 기소에 대해 "최소한의 정의도 형평도 상식도 갖추지 못한 법 적용"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검찰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뇌물이 회사 돈이 아닌 이건희 회장 개인 돈이라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며 "추악한 비리의 사슬을 용기 있게 보도한 기자에게는 보도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이율배반의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실체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이번 검찰 수사결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X파일'의 실체적 내용에 대한 엄격한 수사를 촉구했다. MBC 기자회도 '스스로 무능함을 드러낸 검찰'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검찰이 과연 불법 대선자금 전달에 관련된 삼성 관계자들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몇 달 동안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분노를 넘어 안타까움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기자회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면서 삼성에는 면죄부를 주고 진실 보도를 추구하는 기자의 입에는 재갈을 물리려는 이런 행동은 검찰 스스로의 무능함을 온 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