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와 신산이 보이는 훠얼의 허름한 식당에서 뜻밖에도 중국의 유명인사를 만났다. 삼륜자전거로 중국을 일주하는 천관밍씨(陳冠明·50).그는 이미 중국의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기인으로 알려진 인물인데,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조우한 것이다. "원래 삼륜자전거는 인력거로 쓰며 장사하던 겁니다. 그런데 지난 2001년 7월13일 중국이 올림픽을 유치한 뒤 그해 11월부터 전국을 자전거로 돌며 이를 홍보하기로 마음먹었죠.지금까지 4만3000km를 달려 30개 성시(省市)를 돌았고,신장(新疆)과 베이징,대만 등 3개만 남았습니다." 출발 당시 집에서 7000위안을 들고 떠난 천씨는 숙식을 자전거에서 해결한다. 자전거 안장과 뒤쪽 짐칸을 판자로 연결해 그 위에서 잠을 잔다. 짐칸에는 각종 수리도구와 옷,이불,음식 등이 빼곡히 실려있다. 돈이 떨어지면 인근 도시에서 인력거 영업을 해서 해결한다고 한다. "2008년 말 대만에서 돌아오면 대장정이 끝납니다.그 뒤에는 20년간의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날 겁니다." 혼자서 만 4년씩이나 중국 전역을 누빈 천씨는 빨간 모자에 흰 수염이 인상적이다. 밥과 반찬을 섞어 후다닥 한 그릇을 비운 그는 '차행만리(車行萬里)' 등의 요란한 구호가 쓰여진 자전거에 올라 길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