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네덜란드 현대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인물'이다. 이른바 '문화정치'의 지원과 풍부한 미술사를 자양분으로 하는 인물회화사가 네덜란드 현대사진의 토대를 이룬 것이다.


네덜란드의 인물사진 작업은 이를테면 렘브란트나 반 고흐 등과 같은 17세기로부터 발전돼 온 초상화 역사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젊은 사진작가의 작업에 중요한 원천이기도 하다.


이 같은 네덜란드의 현대사진과 영상미학을 집중조명하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금호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이 '네덜란드 현대사진·영상-더치 인사이트(Dutch Insight)전'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서울 금호미술관(16일~2006년 1월27일)에서 42일간,대전시립미술관(2006년 2월24일~4월9일)에서 45일간 열린다. 참가 작품은 리네케 딕스트라,셀린 반 바렌,쿠스 뷔리켈 등 19명의 사진·영상 100여점.


첫날인 16일 오후 3시 뮤지엄홀에서 폴 쿠이커,하롤드 스트락의 작가대화가 열리고 17일 오후 5시에는 '인물사진의 지금'을 주제로 세미나도 갖는다.


이번 전시는 국공립미술관과 사립미술관,전시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기획팀의 협력으로 이뤄져 눈길을 끈다. 서울에서 열리는 '더치 인사이트 2005'가 네덜란드의 사진작품에 비중을 둔다면 대전에서의 '더치 인사이트 2006'은 미디어 작품에 초점을 두고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의 특성에 맞춰 영상작품에 비중을 둔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초에 사진이 수입됐을 때는 사진이 곧 인물화를 뜻했다. 사진의 주된 기능이 초상이었기 때문이다. 초창기 인물화를 해석하는 한국 작가의 태도는 남달랐다. 모델의 심리적인 부분과 내면을 읽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50~60년대 풍경사진의 유행을 거치면서 한국의 인물사진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전시가 한국적인 인물사진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다양한 활용 방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02)323-4155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