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일반직노조 "우린 성과급도 날아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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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지난 8일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뒤 39시간 만에 처음으로 회사측과 협상을 가졌으나 의견 조정에 실패했다.
노사 양측은 정부의 중재 아래 9일 오후 3시부터 인천 대한항공 화물청사에서 협상을 벌였으나 1시간30분 만에 결렬됐다.
이번 협상에서 노조는 사측에 기존의 기본급 6.5% 인상에서 물러나 4.5%를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이 '선 파업철회 후 교섭'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해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종사 파업으로 심각한 '노노 갈등'에 직면해 있다.
지난 8일 승무원 정비사 등 일반 노조원 1만여명이 가입해 있는 일반노조가 조종사 파업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대영 대한항공 일반노조 조직국장은 "일반 노조원들은 조종사 임금인상으로 인해 올해 성과급도 날아가고 휴가마저 반납한 상황"이라며 "파업에 대한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쳐 오히려 조종사들에 대한 일반직 직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예약업무를 맡은 직원들은 승객항의가 거세 차라리 연수원으로 떠나는 버스 앞에 누워서 조종사들을 못가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고 전했다.
그는 "조종사 노조가 파업 때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일반노조 역시 조종사들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종사 파업으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고객 서비스팀 직원. 조종사 파업을 네 번째 겪고 있다는 한 직원은 "거듭된 조종사 파업을 거치면서 일반직 직원들과 조종사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파업 이틀째인 9일 대한항공의 결항률은 63%에서 72%로 뛰어올랐다. 대한항공은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오는 12일까지 제주선을 포함한 국내선의 약 90%를 운항 중지한다.
국제선 역시 다음 주 초까지 40%가량이 결항돼 해외여행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항공 수출의 40%를 담당하는 대한항공의 화물기 90%가 멈춰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하루 손실액은 약 253억원에 달한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