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철강업체에 다니던 윤경현씨(56)는 지난해 30년 동안 근무했던 회사를 떠났다.


퇴직 후 별다른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윤씨는 올해 초 과거 직장에서 운영하는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6개월간 회사에서 소개한 전문업체의 컨설팅을 받은 그는 부인과 함께 음식점을 열었으며,현재 월 평균 3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윤씨는 "퇴직할 때만 해도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지 몰라 막막했었다"며 "체계적인 컨설팅을 받고 나니 새로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 사진 : 인생 2막은 준비된 자들에게 먼저 열린다.퇴직을 앞둔 예비역 장교들이 재취업을 위해 직업학교에서 IT 교육을 받고 있다. / 한경 자료사진 ]


자동차 부품업체에 다니던 김모씨(37).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한 데다 자신의 업무에도 만족하지 못해 올해 초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내수경기가 좋지 않은 탓인지 한동안 새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그는 결국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전직지원 전문기업을 찾았다.


컨설턴트는 김씨의 심리상태와 이력 등을 꼼꼼히 분석한 뒤 그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기업들을 골라 면접을 보도록 도와줬다.


김씨는 지난달 기계제조 중견기업인 K산업에 재입사했다.


그는 "재취업을 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며 "월급은 이전보다 조금 줄었지만 현 직장에서 맡은 업무에 만족한다"고 흡족해했다.


전직(轉職)이나 재취업 또는 창업을 통해 '인생 2막'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0년 후반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상시화된 데다,직장을 오래다니는 것이 재테크의 최우선이란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사회도 한 몫 하고 있다.


아웃플레이스먼트란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가 새 일자리를 구하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


1967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 서비스는 초기에는 회사가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시행됐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미리 방지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게 그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아웃플레이스먼트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웃플레이스먼트는 기업측에는 직원 해고에 따른 도의적인 부담을 덜고,근로자들에게는 실직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경제잡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돼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3∼4년 전부터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가 정착되고있다.


DBM코리아,리헥트헤리슨코리아,R&C,라이트코리아 등이 대표적인 재취업 컨설팅 전문업체다.


직원들의 창업 및 재취업을 돕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우리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사들은 자체적으로 퇴직지원센터를 운영하거나 일정 비용을 주고 전문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를 활용하고 있다.


삼성 KT 두산중공업 등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명예퇴직을 앞둔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특별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잡코리아는 연령별 재취업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0대 이후는 화려했던 과거를 버리는 게 가장 중요하며,20~30대는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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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재취업과 창업 7계명>


1.일자리 찾기 앞서 자신을 재평가하라.


2.생소한 분야도 도전하라.


3.가족과 함께 컨설팅을 받아라.


4.재취업과 창업에 성공한 사람을 만나라.


5.구직 기간 자신을 적극 홍보하라.


6.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라.


7.창업은 신중히,재취업은 재빠르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