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 붐이 일면서 개인 금융자산에서 펀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저금리로 인해 은행 예금 비중은 줄곧 감소세다.


특히 은행 예금 계좌 수는 정체 상태에 빠진 데 반해 펀드 계좌는 올 들어 신규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지난 10월 말 현재 1.8가구당 한 개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6일 한국은행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기준으로 개인들의 펀드 투자 규모는 71조28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1124조1132억원)의 6.3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9년 대우채 환매 사태 이후 급감했던 펀드 투자 비중은 2003년 말 4.8%를 바닥으로 2004년 6월 말 5.43%,2004년 9월 말 5.61% 등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투자 금액도 2003년 말 49조2720억원 수준에서 지난 6월 말 71조원 수준으로 1년반 만에 45%가량 늘었다.


반면 개인 금융자산에서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말 60.53%에서 지난 6월 말 58.02%로 오히려 낮아졌다.


간접투자 열풍은 펀드 계좌 수 증가에서도 입증된다.


펀드 계좌 수는 2003년 말 367만6000여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10월 말 현재 873만5500여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통계청이 추계한 2005년 현재 가구수(1579만가구)로 나누면 1.8가구당 한 개꼴로 펀드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2003년 말의 경우 펀드계좌 보유가구는 세 집 건너 한 집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전체 은행 수신 계좌는 2003년 말 1억6828만계좌(잔액 1만원 이하 포함)에 달했으나 2004년 말 1억6550만계좌,2005년 6월 말 1억5949만계좌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잔액 1만원 이하 계좌를 뺀 유효 거래계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2003년 말 7765만계좌에서 2005년 6월 말 7788만계좌로 1년반 동안 불과 23만계좌만 증가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증시가 활황인 데다 저금리 상황을 먼저 경험한 미국 등 선진국 사례를 볼 때 개인자산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적립식 펀드 투자가 보편화되면서 단기 시황과는 상관없는 간접투자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미국 등 펀드 선진국처럼 앞으로 개인금융자산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이상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증권 차은주 애널리스트는 "펀드 투자가 예금과 부동산 등에 비해 자산증식 수단으로 유망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더 큰 규모의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