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국민銀 "너무 비싸"..외환銀 매각 장기화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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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의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인수 후보인 하나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지금 가격(주가)으로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서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 인수의사를 드러낸 하나금융과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주가가 너무 고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 시장가격으로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하나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 측에 주당 1만원 이상은 곤란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적이 있었다"면서 "국민은행의 가세로 상황이 다소 변하긴 했지만 종전 입장은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고 있지만 현 가격(1만3000원대)에서 인수할 매력이 없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과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의 몸값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주주 동의를 받아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말 순자산과 11월 말 주가를 기준으로 외환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2배로 은행주 최고 수준이며 하나은행 1.4배,국민은행 1.9배를 웃돌고 있다.
PBR는 주가가 주당순자산의 몇 배에 거래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높을수록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현 시세대로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면서 "하나지주의 주주인 외국계 펀드들이 이 같은 인수·합병(M&A)에 동의하지 않을 것"라고 설명했다.
하나와 국민이 나란히 "가격이 비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외환은행 매각작업은 당초 예정보다 늦춰질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도 지분 매각 제한이 풀린 지 1개월여가 흘렀지만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주가상승세가 다소 더뎌지는 내년 1분기께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외환은행 급등세는 M&A 재료와 실적 호전에 따른 것인데 올해 실적 호전의 주된 배경인 하이닉스반도체 지분매각 이익 등 특별성 이익이 내년에는 사라지면서 주가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