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괜찮은데…엔화 왜 약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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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초약세를 보이는 가장 큰 요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제로(0) 금리정책 포기를 놓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4.5∼5%로 인상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뉴욕 월가에서 미국 경제와 금리 전망에 관한 한 예측력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손성원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장은 "고유가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미국의 금리인상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의 헨리 윌크스 부사장은 "일본은행(BOJ)이 너무 일찍 금리를 올리는 것을 경계하는 정치적인 압력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통화는 달러화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더 견실한 것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은 4.3%로 추정치 3.8%보다 무려 0.5%포인트 높게 나왔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내년에도 미국경제 성장률은 잠재 수준인 3.3%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 반면 일본경제 성장률은 1.8%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경제가 굳건하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입·엔화 매도'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배경이다.
이 밖에 일본 부동산 시장과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제로 금리와 엔화 초약세를 배경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미국 내로 다시 유입되는 것도 엔화 가치의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