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 성당으로 유명한 독일 쾰른에서 지난주 심혈관 질환 위험관리 전문가 회의가 개최됐다.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 주최로 열린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심혈관 질환에 들어가는 전세계 의료 비용만 1조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의 비율도 연간 만성 성인병 사망자 수인 3500만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며 "혈압 및 혈중 콜레스테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등 심혈관 질환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스피린으로 심장 관상 동맥에 혈전이 생성되지 않도록 하는 예방적 치료가 심장병 사망률을 낮추는데 필수적 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혈전억제엔 아스피린과 칼슘 길항제=전문가 회의에서 스테핀 맥마흔 호주 시드니 의대 교수는 "심장병 뇌졸중 환자 가운데 25%가 혈전 생성방지를 위해 약물치료가 필요한 사람"이라며 "특히 동양인들은 당뇨병으로 인한 혈전생성증가를 차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혈전생성을 막는 데 주로 쓰이는 약물은 아스피린으로 피를 멎게 할 때 증가하는 혈소판이 응집하지 않도록 억제해 혈전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열진통제로 쓰이는 용량의 10분의 1인 100~300mg을 매일 복용하면 심장병 뇌졸중 등으로 사망할 확률을 8분의 1 수준까지 낮추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아스피린은 속쓰림 등 위장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위에서는 녹지 않고 장에서만 용해되는 장용정 제품이 적합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다른 약은 칼슘길항형 고혈압약이다. 헤르만 할러 독일 하노버 의대 교수는 "아달라트(니페디핀) 등은 혈관내피세포에 작용해 혈관확장뿐 아니라 혈전생성억제,손상된 혈관벽 복구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최근 개발 중인 'F?a억제제'=아스피린은 동맥혈관 전체에 작용해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므로 예방약으로만 국한된다. 정맥혈관에 이미 생성된 혈전(다리와 폐에 주로 생김)을 녹이는 데는 저분자량 헤파린이 유일한 치료제지만 주사제로만 투여가 가능하고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장기에서 출혈이 일어날 위험이 높은 게 단점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바이엘 야마노우치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약물이 혈액응고과정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응고인자10a(F?a)'를 억제하는 약이다. 바이엘연구소 프랑크 미셀위츠 박사는 신약후보물질인 'BAY59-7939'를 소개하면서 "하루에 한두 번 먹는 것으로 헤파린과 동등한 효과를 나타내고 부작용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은 올 연말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가 2007년께 상품화할 계획이다. 쾰른=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