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더라도 증권사들이 은행 수준의 수익성을 갖추려면 최소한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통합법 시행 이후 증권업계가 소위 '빅5'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중·소형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자산운용 등 전문화의 길을 걷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국내 증권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52개사(증권사 25개,자산운용사 22개,선물회사 5개) 중 압도적 다수인 91.4%는 통합법 시행 이후 증권사가 국내 대형 은행 수준의 수익성을 따라 잡으려면 5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10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응답한 회사도 26.9%나 돼 겸업이 허용되더라도 증권업계가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외국증권사에 비해 국내 증권사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을 100점으로 간주했을 때 국내 증권사들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40~60점으로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았다.


리서치분야는 그나마 40.4%가 60~80점을 매겨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한 응답이 많았던 반면,투자은행업무나 상품개발능력은 20∼40점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각각 38.5%와 28.9%나 나왔다.


증권업계는 또 자본시장통합법으로 인해 조만간 증권산업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92.3%가 빅5는 투자은행으로 전환하고 중소형사들은 전문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통합법이 시행된 지 1~2년 후인 2007년과 2008년에 대규모 인수·합병 등 증권 자산운용 선물회사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설문조사에 응한 3개사 중 2개사꼴로 통합법이 시행되면 현재 영위하고 있지 않은 업무를 겸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자산운용능력을 높이고(33.3%),경쟁력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개발하고(23.5%),투자은행 업무를 강화(19.6%)하는 등 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자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업무영역을 개발하는 준비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자산운용사들의 40.9%(복수응답)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정부가 증권산업 내 전업주의를 철폐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해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의 단면을 드러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