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산업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증권사들의 수익구조부터 살펴보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994년 증권사(43개)들의 총영업수익 가운데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9.8%에 달했다. 10년 뒤인 2004년에는 오히려 이보다 소폭 증가한 50.5%로 나타났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기업 인수합병(M&A) 주선이나 증권 발행 및 인수 등 투자은행(IB) 업무를 통한 수입이 전체에서 점하는 비중은 1994년 5.8%에 불과했으며,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6.4%에 그치는 실정이다. 펀드 판매 등 자산관리 수익 비중은 1994년 16.1%에서 2004년에는 15.3%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수입의 절반을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하는 천수답식 경영구조를 유지하다 보니 증권사들의 이익은 증권 시황에 따라 춤추듯 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이후 10여년간 증권사들의 순이익 흐름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증시가 1000포인트를 돌파했던 1994년 당시 증권사들은 512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이듬해인 1995년 시장이 꺾이자 곧바로 6120억원 적자로 돌변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0년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한 증권사 기획담당 임원은 "관건은 위탁매매 수수료 비중을 낮춰 시황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자산관리나 투자은행 부문을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