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도 이젠 할인점에서 산다 .. 매출신장률 가공식품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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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김혜숙씨(37)는 지난 주말 인근 할인점에 찬거리를 구입하러 나갔다가 남편과 아이들이 입을 거위털 점퍼도 샀다.
네 식구의 겨울 옷을 모두 백화점에서 장만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주말에 서울 강남의 백화점까지 온 가족이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
김씨는 "금방 자라는 애들 옷이나 남편 셔츠 정도는 장보러 나온 김에 할인점에서 자주 구입한다"며 "가격이 너무 싸서 품질이 걱정됐지만,입혀 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소비자가 늘면서 각 할인점 패션상품 매출이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의류의 매출 신장률은 할인점에서 가공식품군 판매가 주춤하는 2분기와 4분기에 높아,전체 매출에서 보완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패션상품 매출은 지난해 2분기와 4분기,올 2분기에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공식품이 뒷걸음질한 것과 대조적이다.
의류가 할인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패션상품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3분기 6.1%에서 올 3분기엔 6.4%로 높아졌다.
롯데마트도 올 3분기 부문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에서 남성의류군(11.1%)이 가공식품(9.2%)을 처음으로 제쳤다.
권오향 이마트 패션디자인실장은 "봄·가을이 짧아져 여름옷과 겨울옷이 주로 팔리는 시기의 신장률이 높은 것"이라며 "할인점의 기존 주력상품인 가공식품군과 매출 흐름이 엇갈려 패션 상품을 강화하면 전체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할인점들은 프리미엄급 PB(자체상표)의류를 자체 디자인하고,새로운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등 기선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9월 패션디자인실을 신설하고 패션업체 데코와 한섬을 거친 디자이너 권씨를 이사로 영입해 실장에 앉혔다.
패션디자인실은 고급 PB라인 '이베이직 블랙 라벨'의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제일모직 '구호' 브랜드 매니저 출신 손진기 부장을 영입,의류팀 총괄팀장으로 선임했다.
의류팀은 내년 초 선보일 고급 아동복 브랜드 'Melimelo'의 론칭 준비에 바쁘다.
롯데마트는 향후 새로 출점하는 점포에 대중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를 PB매장 형식으로 입점시킬 예정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