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지분을 투자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BII(Bank International Indonesia)가 '금융 수출'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이 경영에 참여한 뒤 2년 만에 BII은행은 '부실'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클린뱅크'로 거듭나 인도네시아 은행계에서 소매금융의 새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자카르타 중심가에 있는 플라자 BII타워의 6층 본점에서 만난 헨리 호(Henry Ho) BII 은행장은 "2003년 6.1%였던 부실채권비율(NPL)이 올 9월 말 2.85%로 개선됐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이 같은 부실비율은 인도네시아 은행 평균 4~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호 행장은 "국민은행을 주축으로 한 설악컨소시엄이 경영권을 인수한 뒤 자산건선성 개선과 함께 우량자산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전체 수익 가운데 국채투자 수익이 70%에 달했지만 이제는 모기지론 신용카드 오토바이론과 중소기업(SME) 대출 등에서 나오는 이자 수입이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며 "개인 중소기업 신용카드 등을 주축으로 하는 탄탄한 커머셜 뱅크(commercial bank)로 변신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3~2004년 동안 BII은행의 대출신장률은 27.6%에 달했으며 올 들어 9월까지는 무려 71%를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 2002년 말 40억달러였던 총자산도 현재 5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유가 상승,환율 불안 등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경제 여건 아래에서도 자산건전성과 외형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은행으로부터 '한 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자이 카푸 BII 전략담당 부행장은 "소매금융과 중소기업대출,신용카드 영업에 대한 노하우를 국민은행으로부터 전수받고 있다"며 "특히 IT(정보기술) 관련 인프라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전략담당 김동원 부행장과 기업금융담당 오용국 부행장이 BII의 이사회 멤버(사외이사)로 등재돼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또 실무 차원에서 전산,모기지론,신용카드,중소기업대출 부문에 국민은행 직원이 각각 1명씩 파견돼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03년 말 싱가포르 정부투자기관인 테마섹과 말레이시아 ICB금융,영국 바클레이즈 은행 등과 '설악컨소시엄'을 구성,BII 지분 51%를 인수했다.


국민은행의 지분은 12.75%.국민은행의 지분 참여 후 경영성과가 대폭 호전되면서 BII은행의 주가는 당시 82루피아에서 현재 140루피아로 2년 만에 60% 상승했다.


당시 국민은행의 인수대금은 706억원으로 루피아 약세를 감안한 실제 평가이익은 240억원(34%)에 이른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