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도예가 김용윤씨(55)가 한·일 수교 40주년 기념전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열고 있다. 일본 도예가 메구미 오이와케(50)와 공동으로 갖는 이번 초대전에서 김씨는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미를 보여준다. 김씨는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작업을 추구하는 작가. 흙의 본래 질감을 잘 살리면서 그 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승화의 미학'이 특기다. 자연의 질료에서 사색의 성찰을 피워올리고 은유적인 이미지까지 아우르는 작업 방식도 주목된다. 그래서 풍요로운 면과 절제된 선의 세계가 독특한 조형미로 살아난다. 그는 분청사기와 이라보,한국 전통기법을 자유자재로 소화하면서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섬세한 촉감까지 전달한다. 장작가마 속에서 타오르는 소나무 불길과 흙에서 도기로 거듭나는 작품의 접점,토속적인 소박함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미감까지 한데 조화시키는 열정이 예사롭지 않다. 넉넉한 모습의 아름드리 '분청타날빗살문큰항아리'같은 작품에서는 자애로운 모성의 품이 느껴지고 소담스런 '분청갑골문사각화기'와 수많은 단면을 이어 붙인 '분청면도리물단지'에서는 수묵담채화를 닮은 고요함이 전해져온다. 특히 다구(茶具)의 진미를 보여주는 '분청어문다반'과 '소금유다반'은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실용미까지 담아낸 작품이다. 충남 태생으로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해 한일교류 3인전에 이어 올해 16회 개인전을 일본 도쿄에서 열었다. 17회 개인전은 미국 LA에서 가졌다. 그의 작품은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뮤지엄과 러시아 페름박물관,미국 LA이민역사박물관 등에도 소장돼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