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에서는 밤마다 관악이 울려퍼진다.


정보기술(IT)업계 직장인들로 구성된'테헤란밸리 윈드 오케스트라'가 2005년 정기연주회(26일 강남구민회관)를 앞두고 연습에 총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연주자는 LGCNS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 직원이 대부분이다. 단장은 LGCNS 신개발모델링팀 조선무 과장(36)이 맡고 있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그야말로 아마추어로 구성됐다.


단장인 조 과장도 예외가 아니다.


초·중·고교 9년간 합창단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음악애호가'란 말을 듣지만 입사 초기만 해도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었다.


윈드 오케스트라에 가입,색소폰을 잡은 게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조 과장은 입단 후 입술이 부르트도록 연습했다.


쉬는 날에도 회사에 나와 강당에서 색소폰을 불어댔고 마침내 악단 단장 자리를 꿰찼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IT업계 직원들이 2001년에 창단한 '테헤란밸리 오케스트라'에서 관악기 연주자 40여명이 독립한 악단.테헤란밸리 오케스트라는 단원이 200여명으로 늘어나자 2003년 윈드반(관악기),스트링반(현악기),심포니반으로 분리했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서초동 연습실에서 저녁마다 모여 화음을 맞추고 있다.


윈드 오케스트라는 지난 봄에는 특수학교 교사인 임윤정 단원의 주선으로 서대문문화회관에서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를 열어 찬사를 받았다.


아산병원 등 병원을 찾아가 환자들 앞에서 연주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개최했다.


앞으로 산골 음악회,장애어린이를 위한 음악회,병원 음악회,교도소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악단 단장인 조 과장은 "오케스트라에서 내가 돋보이려면 남이 돋보여야 할 때 나를 낮춰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이 직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