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이유로 국회에서 단식 투쟁을 벌여온 여야 의원 4명이 24일 일제히 단식 농성을 풀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宣炳烈) 양승조(梁承晁), 민주노동당 강기갑(姜基甲), 무소속 정진석(鄭鎭碩) 의원은 이날 오후 약속이나 한듯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단식 해제를 알렸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행정도시 위헌 소송에 대한 합헌결정을 압박키 위해 단식을 해온 선병렬, 양승조, 정진석 의원은 이날 헌재가 각하결정을 내리자 기쁜 마음으로 단식을 중지했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부터 11일간, 선 의원과 양 의원은 9일간 단식을 해왔다. 그러나 쌀협상 비준동의안 처리에 반대해 국회 본청에서 무려 29일간 `단식 투쟁'을 해온 강 의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처리된 뒤에도 무거운 마음으로 이어온 단식을 동료 의원들과 농민단체 관계자들의 애끓는 권유로 그만 두게 됐다. 그런 만큼 단식 중지를 밝히는 소감과 표정도 달랐다. 깡마른 몸에 핏기없는 얼굴로 회견장에 입장한 강 의원은 힘없는 목소리로 "기력이 다할 때까지 농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당과 농민단체의 일원으로서 (단식을 멈추라는) 충고와 의견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쌀 비준은 일방적인 처리였다"고 한 대목에서는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반면 정 의원은 시내 한 호텔에서 진행중이던 국민중심당(가칭) 창당 발기인대회 참석중 헌재 결정 소식을 전해들은 뒤 "열하루 단식을 하면서 오직 염원한 것이 합헌이었다"며 "그것이 성취된 순간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성취감을 나타냈다. 선병렬, 양승조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만일의 위헌결정을 우려해 시작한 단식 첫날 두렵고 걱정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주민과 충청도민 등 국민들로부터 격려와 위로를 받고 합헌결정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