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의 결별 선언으로 촉발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팀의 '난자 의혹'에 대해 24일 보건복지부가 "법과 윤리 준칙의 위배가 없었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로써 황 교수는 윤리논란과 관련한 '짐'을 상당 부분 덜게 됐다.


하지만 황 교수가 이날 서울대 수의과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리의혹에 관한 사실관계를 알고도 부인해 왔다고 시인함으로써 연구자로서 투명하지 못했다는 부담은 여전히 남게 됐다.


특히 황 교수가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혀 세계를 선도해 온 우리나라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위상도 타격을 받게 됐다.



[ 사진 : 황우석 박사가 24일 서울대 수의학과에서 난자기증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


◆황 교수팀 연구 어떻게 되나=황 교수는 "연구현장까지도 벗어날 경우 국민의 소중한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앞으로 연구에만 전념할 뜻임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세계줄기세포허브는 국민적 지지를 배경으로 변함없이 연구와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 소장으로는 허브의 주축 중 한명인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황 교수가 팀 내 여성 연구원의 난자 기증을 이미 알고도 이를 줄곧 부인해 왔다는 점에서 과학자로서의 정직성과 투명성에 대해선 국내·외에서 공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해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견제해 온 해외 과학계의 공격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황 교수팀의 윤리의혹을 줄기차게 제기해 온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약 황 교수가 연구원의 난자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왜 그가 그것을 (이전에) 부인했었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혀 황 교수팀의 투명성을 문제삼을 것임을 시사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해외 연구진들이 도덕성을 빌미로 황 교수팀을 견제해 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논문 어떻게 처리되나=2004년 황 교수팀의 복제배아줄기세포 논문을 실은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스' 측의 조치 수위는 황 교수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도널드 케네디 사이언스지 편집장은 "(황 교수의) 주장이 잘못이라고 입증되면 정정 보도를 할 것"이라면서도 "연구가 유효하지 않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논문 취소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논문 자체가 철회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이언스지가 황 교수팀의 투명성을 심각하게 비판하며 정정 보도나 논문 수정을 할 경우 황 교수팀의 신뢰성은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재도약 계기로 삼아야=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연구진들이 윤리 문제를 완전히 털어버리고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뉴로제넥스 신동승 사장은 "연구 윤리를 국제기준에 걸맞게 새로이 자리매김시켜 앞으로도 멋진 성과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