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만텍 맥아피 트렌드마이크로 등 세계적인 보안업체들이 한국 보안시장을 전방위에서 공략하고 있다.


반면 국내 보안업체 중에서는 보안사업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자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업종 전환을 꾀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보안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최대 보안업체인 미국 시만텍은 지난 17일 개인보안시장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노턴 인터넷 시큐리티 2006'은 기존 개인용 보안제품들을 통합,안티바이러스뿐 아니라 스팸메일 차단,스파이웨어 탐지,이중 방화벽 등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시만텍은 이 제품 출시를 계기로 개인용 제품 매출 비중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대기업용 보안제품 공급에 주력해온 한국트렌드마이크로도 최근 신제품을 한꺼번에 내놓고 보안시장 전방위 공략에 나섰다.


이 회사는 스팸메일 차단 솔루션,중소기업용 통합 보안제품,온라인 바이러스 보안 서비스 등 세 종류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세계 2위 보안업체인 미국 맥아피는 지난 6월 한국법인 한국맥아피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맥아피는 현재 4%대에 머물고 있는 안티바이러스 시장 점유율을 3년 안에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보안업체들은 경영난에 처해 돌파구 찾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안철수연구소 시큐아이닷컴 퓨쳐시스템 등 업력이 쌓이고 독자적인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춘 일부 기업만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고 있을 뿐이다.


한때 보안업계에서 이름을 날렸던 시큐어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경영난에 처해 창업자인 김홍선 사장이 물러났고 올해 들어서만 대표가 세 차례나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근에는 농수산물 도소매업 등 유통업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보안 1세대 기업'으로 불리는 인젠도 마찬가지다.


임병동 인젠 대표는 "창업 후 줄곧 보안사업에 주력했는데 이젠 이것만으로는 비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안사업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더 나은 사업을 찾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인젠은 최근 스마트카드 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소프트는 최근 인공장기사업에 투자하는가 하면 모바일게임 사업에도 손을 댔다.


시그엔은 아예 업종을 바꿨다.


보안사업을 분사한 다음 존속법인의 회사 이름을 '올리브나인'으로 바꾸고 영화·드라마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은 21일 "저가 수주가 계속되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보안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졌다"며 "내년에 국제공통평가기준(CC)이 적용되고 공공부문 보안 시장이 외국 기업에 개방되면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