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여전히 맹위를 떨친 한해였다.


한국 군단은 간판격인 박세리(28.CJ)와 박지은(26.나이키골프)이 동반 부진했으나 4개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2승을 포함해 8명이 모두 8승을 합작하면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고, 이지영(20.하이마트) 등 신예도 탄생했다.


특히 `천재 소녀' 위성미(16.미셸 위)의 프로 전향과 데뷔 첫 경기 실격은 올해 세계 골프계 최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소렌스탐은 20개 대회에 출전해 10차례 우승을 포함해 톱 10에 15차례나 들었다.


통산 66승.


소렌스탐은 미즈노클래식에서 우승, LPGA와 미국프로골프(PGA)를 통틀어 사례가 없는 단일 대회 5연패라는 기념비를 세웠고, 맥도널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라 LPGA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3연패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거둬들인 상금은 258만달러로 상금왕도 5연패, 통산 상금왕은 8번째다.


통산 상금은 1천833만달러로 2위인 카리 웹(호주.1천73만6천달러)과 큰 차이다.


소렌스탐은 평균 타수도 69.33타로 유일하게 60대 타수를 기록, 최저타수상인 베어트로피는 여섯 번째 차지했고 올해의 선수상도 여덟 번이나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지난 2002년 11승을 올린바 있는 소렌스탐은 미키 라이트(미국)와 함께 2개 시즌 이상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 1997년 결혼했던 소렌스탐은 지난 2월 투어가 시작되기 전 남편 데이비드 에쉬와 이혼한 뒤 마음을 가다듬고 투어를 준비, 여느 해보다 알차게 수확했다.


한국도 소렌스탐에 못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작년(5승)보다 승수도 많았을 뿐 아니라 톱10 단골 멤버였던 `언더독' 장정(25)이 6년만에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으로 장식하면서 금의환향했다.


장정은 톱10 입상률도 소렌스탐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상금도 113만달러로 5위에 올라 한국의 간판골퍼로서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또 김주연(24.KTF)이 US오픈에서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정상에 오르며 2개의 메이저대회를 한국이 차지, 저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올해 투어에서 한국의 첫 우승은 아마추어 시절 골프 유학으로 탄탄한 입지를 굳혔던 강지민(25.CJ)이 끊었다.


강지민은 지난 5월 코닝클래식 최종일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라 역전승을 일궈내는 인상 깊은 순간을 남겼다.


무엇보다 투어 입문 5년째인 `맏언니' 강수연(29.삼성전자)이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2002년 한국여자프로골프 3관왕 출신의 이미나(24)는 BMO캐나다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데뷔 첫해 우승컵에 입맞추는 짜릿함을 맛보기도 했다.


`주부 골퍼' 한희원도 1승을 보태 통산 4승을 기록했다.


한희원은 올해 27개 대회에서 11차례 톱10에 들며 안정적인 레이스를 이어갔다.


재미교포 김초롱(21.크리스티나 김)도 `왕중왕전'에서 우승해 통산 2승을 쌓았고, 박희정(25.CJ)은 우승은 없었지만 상금 랭킹 9위에 올랐다.


`슈퍼루키' 이지영은 제주에서 열린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소렌스탐 등 거물들을 물리치고 우승하면서 LPGA 투어에 입문, 안시현(21.코오롱 엘로드)의 신데렐라 계보를 이어갈 기대주로 부각했다.


이러한 가운데 박세리가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은 무엇보다 컸다.


또 부상에 시달린 박지은도 작년에는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2승을 올리며 선전했으나 올해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네 차례 든 것이 전부였을 정도로 부진했다.


하와이출신 위성미는 프로전향으로 세계인의 시선을 한 몸에 모은 뒤 지난 10월 첫 대회인 삼성월드챔피언십에 나가 이른바 `오소 플레이(playing from wrong place)'로 실격당해 또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다.


위성미는 장기인 장타력과 개선된 쇼트게임 등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했으나 불안한 퍼팅과 미숙한 경기 운영 등에서 풀어야할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상품 가치는 벌써 타이거 우즈(미국)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LPGA 마케팅은 `횡재'를 만난 셈이 됐다.


미국은 폴라 크리머라는 걸출한 신인을 배출, 이미나가 노리던 한국의 다섯 번째 신인상 획득을 저지했다.


크리머는 데뷔 첫해 2승을 올리면서 톱10 입상률 3위, 수확한 상금은 153만달러로 소렌스탐에 필적할 만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작년 신인왕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승을 거뒀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