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이 저희 코미디극을 보고 너무 좋아합니다.우리나라 성인들이 웃음에 굶주려 있다는 증거예요.코미디는 우리 문화계의 틈새시장인 게 분명합니다."


1990년대 한국영화계를 이끈 간판 영화제작자중의 한 사람인 유인택 기획시대 대표(50)는 최근 코미디 연극과 방송프로그램 제작사업에 뛰어든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그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 씨네코아극장 1개관을 코미디연극전용관으로 개관해 첫 작품 '마누라가 예뻐 보여요'를 공연하고 있다.


개그맨 김늘메 김대희 김준호 등이 룸살롱 접대문화를 유머러스하게 풍자해 30-50대 관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코미디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중추세력인 30대 이상 관객들이 즐길만한 성인 코미디가 없어요. 방송코미디는 10대 취향의 슬랩스틱이고 음담패설로 꾸려가던 '카바레 코미디'는 이제 자취를 감췄어요. 코미디는 저급하다는 사회적 인식에 배우들이 떠났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화제작사업을 후배들에게 맡기고 새 영역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유 대표는 지난 4월 코미디쇼와 시트콤 등 코미디 관련 방송 프로그램과 연극을 제작하는 채플린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케이블방송업체 KTV에 지난 10월부터 오락프로그램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를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성인 대상의 시트콤을 제작할 계획이다.


"성인 코미디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들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은 반면 수익성은 높습니다. 제가 제작한 영화 '너에게 나를 보낸다''목포는 항구다''돈텔파파' 등은 평론가들로부터 비난받았지만 관객으로부터는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그가 코미디연극을 제작한 것은 따지고 보면 본업에 복귀한 셈이다. 서울대 약대 재학시절 연극반에 들어갔던 그는 80년대 연우무대를 중심으로 마당극 운동을 펼치다가 89년 영화로 전업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등 20편 가까이 제작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