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후 초기 금리를 할인해주거나 아예 면제하는 이른바 '미끼금리' 방식의 은행 대출상품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첫달 이자 면제 △집단대출 할인 △타은행 대출 상환용 할인 등과 같은 대출의 경우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과당경쟁을 유발하는 미끼금리 대출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자제를 은행권에 요청했다.


이는 지난 5월 금감원이 '은행 주택담보대출 과열억제 방안'을 통해 은행 간 대출경쟁을 부추기는 금리 조건 제시를 자제하라고 은행권에 지시한 뒤 일정 기간 이자를 면제하는 방식의 대출경쟁은 대부분 사라졌으나 최근 다시 변칙적인 마케팅이 등장,시장질서를 어지럽힐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또 이런 종류의 미끼금리 대출이 자칫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해칠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의 경우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제일은행의 통합 기념으로 지난 9월12일부터 오는 12월까지 주택담보대출의 첫달 이자를 면제하는 마케팅을 전국 지점에서 벌이고 있으나 금감원 지시에 따라 현재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약정돼 있는 주택담보대출건에 대해서는 첫달 이자 면제를 시행하지만 금감원 지도에 따라 향후 약정분부터는 이 같은 혜택을 중단하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첫달 이자 홍보 안내장이 배포돼 중단할 경우 민원의 소지가 있지만 시장질서 확립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당국자는 "SC제일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첫달 이자 면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이처럼 이자 면제 등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기보다는 금리를 그만큼 균등하게 내리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시장질서에 맞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 최근 재개발 지역 등의 집단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일부 은행들이 초기 금리 할인 등의 편법 마케팅을 재개하고 있다고 보고 해당 은행들에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지난 9월 씨티은행 등이 도입했던 '타은행대출 상환용 대출'에 대한 이자 할인 혜택 역시 시장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로 판단하고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