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이 섬처럼 돼 있는 곳엔 다리가 있게 마련이다.


지난 2001년 미국 시니어PGA투어 '더 트러디션'대회에서 래리 넬슨이 친 세컨드샷이 15번홀(파5) 그린주변 워터해저드 내 다리(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 위에 멈췄다.


이 경우 두 가지 옵션이 있다.


볼이 멈춘 그 상태에서 치는 것과 1벌타 후 워터해저드 처리규정에 따르는 것이다.


넬슨은 볼이 정지한 상태로 치기로 했다.


그러나 프로골퍼라 해도 나무 위에 멈춰 있는 볼을 정확히 쳐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때 넬슨의 머리를 스친 것이 있었다.


해저드 내에서 어드레스나 백스윙 때 클럽을 장애물에 접촉해도 상관 없다는 조항이었다.


요컨대 다리 위에서 나무를 스치면서 연습스윙을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볼 바로 옆에서 연습스윙을 하면 볼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고,그러면 1벌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넬슨은 그래서 볼이 움직이지 않을 만큼 멀찍이 떨어진 곳(다리 위)에서 연습스윙을 해 스윙감을 잡은 뒤 볼이 있는 곳으로 와서 샷을 했다.


볼은 홀 옆 3.6m에 멈출 정도로 '굿샷'이었다.


넬슨은 비록 버디퍼트를 떨구지는 못했지만,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규칙을 잘 알면 득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줬다.


(규칙 13-4,18-2,24-2b,26-1,재정 13-4/30)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