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린 <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 참여정부 출범 이후 나라가 빠른 속도로 좌편향돼 가고 있음을 우려한 지식인,종교인,운동가들이 뉴라이트 운동을 전개하는 것은 국민으로선 당연한 권리이다. 뉴라이트 운동이 나라를 말아먹으려는 범죄단체도 아니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선진화를 이루되 그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을 함께 보듬고 갈 복지국가를 지향한다고 하는 뉴라이트의 이념이 실현될 수만 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다. 굶주림에 고통받는 북한동포를 돕되 인민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을 돕는 것이 아니고,북한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북지원을 하되 핵개발이나 군사력 강화에 이용돼선 안 된다는 뉴라이트의 주장은 틀린 것이 아니다. 더욱이 과거의 보수세력이 경제 선진화에는 기여했지만 그 과정에서 저질렀던 부정부패 정경유착 인권탄압 등을 반성하고 새로이 태어남으로써 보수의 장점을 살리되 단점은 철저히 청산하겠다는 것은 격려할 만한 일이다. 합리적인 국민이라면 당연히 동의할 이러한 이념운동에 대해 국무총리와 여당 간부가 나서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는 문화지체 현상이니 보수수구세력의 홍위병이니 하며 격렬히 비난하는 것은 이 정권의 편협성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다.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보이니 북한마저 최근 출범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을 남조선 사회의 진보적 개혁 흐름을 되돌리려고 최후의 발악을 하는 남조선판 네오콘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모든 인민을 굶주림과 인권탄압의 질곡에 빠뜨린 북한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욕할 자격이 물론 없지만 어떻게 우리 정부마저 그들과 똑같은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건강한 사회라면 좌파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우파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과반수 이상은 우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인데 참여정부는 왜 그들을 사회적 범죄자 취급하며 적으로 만드는지 참으로 답답하다. 이러한 편협성과 그로부터 나오는 오기와 독기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참여정부를 불신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도 뉴라이트와 같은 합리적 보수세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좌파세력이 수적으로는 열세이지만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큰 목소리를 내며 때로는 불법적인 힘의 시위를 통해 나라를 세계사의 조류에 역행하는 방향으로 끌어 가고 있다. 한총련,민노총,전교조,진보적 농민단체,진보적 시민단체,다양한 좌파 지하조직이 그들이다. 참여정부는 혐(嫌)보수기득권 세력일 뿐 스스로 좌파는 아니라고 하지만 전략상 친북적 좌파세력과 동거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우파는 각자 먹고 살 만하니 몸으로 부딪히는 것을 싫어하고 발만 동동 구르며 걱정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가 지나치게 한 쪽 방향으로 가고 있고 이러다가는 선진국은커녕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도 힘들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서서 말없는 다수를 위한 이념운동세력을 만드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뉴라이트 단체가 다양하다 보니 그 중엔 정치적 성향을 가진 그룹도 없진 않지만 좌파단체들이 대부분 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현실에서 그것을 비난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진보좌파세력들이 주장하듯이 청산하거나 혁명으로 뒤집어야 할 부끄러운 역사는 아니다. 최근 근대화 과정에서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불과 30년이라는 세계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내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한꺼번에 이룩한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현재 미래지향적인 선진화 우파세력과 과거지향적인 민주화 좌파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 두 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은 우리 역사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