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프랑스 낭만희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이 오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에드몽 로스탕이 쓴 이 작품은 인간 내면의 가치를 강조하는 숭고한 짝사랑이야기다. 주인공 시라노는 17세기 프랑스의 정의롭고 용감한 검객이자 시인,음악가이지만 기형적인 코 때문에 여인 록산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다. 오히려 그녀를 사랑하는 근위대 청년사관 후보생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연서를 써주면서 비극적인 운명을 맞게 된다. 이 작품은 사랑과 우정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간의 갈등을 생동감있게 그리면서 외모에 집착하는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린다. 특히 비극적인 드라마를 웃음으로 포장해 울림을 증폭시킨다. 프랑스 배우 제라르 드 파디유가 주연한 영화로 소개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토월극장이 연극사를 빛낸 고전을 올리는 정통연극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1992년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았던 김철리씨가 13년 만에 다시 연출을 맡았다. 시라노역은 최규하,록산느역은 이안나,크리스티앙역은 오동식이 연기하고 있다. 공연시각은 화~금요일 오후 7시30분,토요일 오후 3시·7시30분,일요일 오후 3시. (02)580-1300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