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치료제 '타미플루(Tamiflu)'의 복제 생산에 나선다. 베트남 정부는 10일 "특허권자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로부터 라이선스 승인을 얻었다"며 "이에 따라 내년부터 타미플루 복제약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에서는 지금까지 AI로 63명이 사망했으며 가금류 수십만 마리가 폐사했다. 보건부 당국자인 카오 민 쾅은 "라이선스 승인과 함께 로슈로부터 250만명을 치료할 수 있는 타미플루 2500만개를 추가 공급받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복제약을 생산하게 되면 AI로 고통받는 주변국들을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연간 타미플루 2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이 보유한 타미플루는 대만 정부가 무상 제공한 60만개가 전부다. 중국도 '중국판 타미플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상하이 유기화학 연구소는 타미플루보다 생산 비용이 훨씬 더 저렴한 AI 치료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시킴산(shikimic acid)을 다량 함유해 타미플루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팔각(八角·star anise)의 가격이 최근 수개월 새 5배 이상 급등했다"며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다른 재료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슈는 타미플루 가격을 인하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대해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10개가 들어있는 타미플루 한 박스를 선진국에서는 15유로,개도국에서는 12유로에 판매 중"이라며 "이 같은 가격은 더 이상 인하할 수 없는 저렴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