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어닝시즌(실적발표기간)을 맞아 실적호전 종목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휴맥스에이디피 텔레칩스 엠텍비젼 등 IT(정보기술)종목이 대상으로 모두 3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업체들이다.


4분기 실적 기대감도 여전히 크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들 종목의 실적발표 시점을 전후로 '팔자'로 돌아섰다.


NHN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들은 NHN에 대해 7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다가 실적발표일인 지난 8일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적발표가 매도 시점?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맥스는 실적 호전 기대감으로 하반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에 부응하듯 3분기에만 1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시장기대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9일 주가는 실적발표 전날보다 5.2% 하락한 상태다.


이유는 외국인들의 매도전환이다.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은 실적발표 이후 연일 팔자에 나서며 지분율을 27.03%에서 24.59%로 줄였다.


에이디피엔지니어링도 사정은 비슷하다.


3분기 대규모 흑자전환으로 증권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실적이 발표된 지난 1일 주가는 한때 7% 넘게 급등했지만 결국 종가는 2.19% 상승에 그쳤다.


이후에도 주가는 보합세다.


하루 4만~5만주 선이던 외국인 매도물량은 실적발표일부터 60만~70만주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외국인 순매수가 계속 이어졌던 텔레칩스는 실적발표 이후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으며 엠텍비젼과 디에스엘시디도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을 내놨지만 외국인들의 '팔자'에 시달리고 있다.


◆조정기간에 관심갖자


이들 종목의 4분기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NHN 휴맥스 등 대부분 종목이 4분기에 더욱 개선될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


다만 실적발표 기대감으로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만큼 실적 발표 직후 단기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9일 에이디피에 대해선 순매도를 보였지만 NHN과 휴맥스에 대해서는 순매수를 나타냈다.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팔자'전환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는 동안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당장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수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4분기 실적이 주목받기 시작하면 다시 한번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때문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