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시위 진압을 담당하는 경찰관이 11일 '농업인의 날' 농림부 장관 표창을 받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영등포경찰서 정보보안과 김필수 경사(38).김 경사는 관할지역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잦은 농민 시위를 진압해오다 어느새 정(情)이 든 농민들의 추천을 받아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가 시위 농민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영등포경찰서에서 지난 2002년 11월부터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민단체를 담당하면서 부터다. 김 경사는 당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비준을 둘러싸고 대치 중인 정부와 농민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맡아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는 것을 여러 차례 막아 농민들로부터 '전국농민회총연맹 영등포지부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작년 2월 한·칠레 FTA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여의도공원 잔디밭에 불을 질러 농민 2명이 구속됐을 땐 사식을 넣어주며 따뜻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집행유예로 풀려난 농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김 경사에게 건강을 챙기라며 붕어즙과 쌀 40kg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경사를 추천한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엄성호 회장은 "농민의 가교역할을 해준 고마운 경찰"이라며 "지난달 국회 앞 단식 농성 때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찾아와 어디 아픈 데 없느냐며 마음을 써줘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