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일본인의 절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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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은 '짠돌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지만 절약하는 습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에너지 절약은 지나칠 정도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에너지 절약은 정부와 대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이번주 초 내놓은 '동계 에너지 대책'만 해도 그렇다.
내용만 보면 한국이 70,80년대 시행하던 것 들이다.
실내 난방 기준 온도는 관공서 19도,기업 및 가정 20도로 정했다.
관공서는 의무 규정이며 기업과 가정은 권장 사항이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점심 시간 소등 △자리 뜰 때 PC 끄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매월 첫째 월요일 공용차 사용 자제 등의 행동 규범도 정했다.
시민들의 자동차 공회전 자제,옥외 조명 심야 소등,출퇴근 때 대중교통 이용도 유도하기로 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난방 기준 온도를 낮춘 데 대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면 자기가 사는 집이 춥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난방 시설이 없는 아파트가 많아 겨울철에는 히터를 켜고 두꺼운 점퍼를 입어야만 견딜 수 있다.
지난 여름에도 정부 주도로 '쿨 비즈(Cool Biz)' 운동이 시작돼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실내 온도를 26도로 유지,냉방 에너지를 줄이자는 취지였다.
실내 온도를 높게 유지하는 대신 넥타이를 매지 말고 간편복으로 지내자는 게 쿨비즈 운동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넥타이를 매지 않고 근무했고,미모 여성 장관 고이케 유리코 환경상은 쿨비즈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대기업들도 반팔 차림의 근무 복장을 권장했다.
일본은 1990년을 기점으로 버블(거품)이 꺼지면서 10년 이상 장기 침체를 겪어 왔다.
혹독한 불황이었지만 지금은 외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등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일본인들이 유례가 드문 장기 불황을 자력으로 헤쳐나온 데는 이러한 강인한 국민 정신이 뒷받침됐다는 생각이다.
기초가 튼튼해야 경제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