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적인 해결을 넘어서 인간의 마음까지 변화시키는 해결사! 이것이 내가 인생에서 잠시 맡아야 할 배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회의 약자들을 주로 대변해 온 배금자 변호사가 에세이집 '법보다 사람이 먼저다'(더북컴퍼니)를 출간했다. 이 책은 1996년 TV 프로그램(오변호사 배변호사) 진행 등을 통해 명성을 얻어가던 배 변호사가 모든 것을 접고 미국 유학을 떠났을 때부터 시작해 귀국 이후 여러 소송을 맡으면서 겪었던 일들을 담았다. 특히 1999년부터 7년째 계속되고 있는 담배 소송 과정을 상세히 서술해 눈길을 끈다. 배 변호사가 담배 소송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미국 유학 중이던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에서는 주 정부들과 담배회사 간의 담배 소송이 커다란 화제가 됐다. 배 변호사는 "많은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법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소송'의 소재로 담배 소송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결국 '배 변호사는 미국 담배 소송 이론의 한국에의 적용'이라는 논문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마치게 된다. 배 변호사는 한국에 돌아온 후부터 관련 자료를 모으고 폐암 환자들을 찾아다닌 끝에 1999년 12월 담배 소송을 제기했다. '마음으로 쓰는 법정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책에서 배 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자신의 종교 생활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담담한 필체로 풀어놓았다. 그러나 전관예우 소정외변론(담당 판·검사를 사적으로 접촉하는 것) 등 법조계 일부의 관행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특유의 거침없는 어조로 돌아가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