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에 이어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발견되면서 구충제를 생산하는 제약업체들이 '기생충 김치' 특수를 맞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유한양행 대웅제약 한국얀센 등은 밀려드는 구충제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최근 종전에 없던 야간 생산체제 구축 등 '김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구충제 시장이 지난해 80억원 규모에서 50% 성장한 120억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충제 생산 1위 업체인 종근당은 '기생충 김치' 파동이 터진 지난달 21일 이후 13일 동안 '젤콤'으로 연간 판매액(30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젤콤은 평소 8500개 정도 팔렸으나 최근 14만여개로 판매가 수직 상승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폭증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현재까지 야간 특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연간 20억원어치를 팔고 있는 '알벤다졸'의 재고가 완전히 동나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밤 특근을 시작했다. 유한양행도 연간 매출 9억원 규모인 '젠텔'이 최근 3억원어치나 팔렸으며 역시 밤 특근에 나섰다. 한국얀센의 '후루버말'은 평소 월평균 1만4500개가 판매됐으나 지난달 25일에는 하루에만 3만2200백개가 팔려 나가는 등 판매 폭증으로 인해 제품이 모두 동났다. 이 회사는 이달 말께 미국 본사에서 후루버말 원료를 들여와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광식 용인시 약사회장은 "시내 대형 약국들의 경우 구충제가 평소 하루 10개 정도 나갔으나 최근에는 40∼50개씩 꾸준이 팔린다"며 "노인층보다는 외식을 많이 하는 30∼40대들이 주로 사간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