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과 연예매니지먼트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중견 영화사들이 영화 배급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영화제작사 MK픽쳐스(대표 이은)는 오는 23일 개봉되는 '광식이 동생 광태'를 시작으로 연간 10~12편의 영화를 배급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국내 최대의 영화제작사 싸이더스FNH(대표 차승재)도 내년부터 자체 투자,제작하는 10여편의 한국영화를 배급한다. 이에 앞서 연예매니지먼트와 영화제작을 겸하고 있는 IHQ(대표 정훈탁)도 자체 제작한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비롯해 '잠복근무''새드무비' 등을 메이저 배급사와 공동으로 배급하는 등 영화배급사업에 뛰어들었다. 영화배급은 제작비 일부를 투자해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전국 극장에 제공해 입장수입의 8% 정도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사업. 연 10여편을 배급할 경우 40억~50억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영세 영화제작사와 연예매니지먼트업체는 사업에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MK픽쳐스와 싸이더스FNH 등이 배급사업을 시작한 것은 자금 여력이 풍부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장업체인 IHQ와 MK픽쳐스는 증시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고 싸이더스FNH는 최근 발행주식의 51%를 통신업체 KT에 280억원에 팔아 자금이 풍부해졌다. 전국 스크린수가 1500여개로 늘면서 극장 잡기가 한결 수월해진 것도 이들 업체가 배급사업에 뛰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CJ 쇼박스 롯데 등 극장체인을 갖고 있는 메이저 배급사들과 같은 시기에 배급경쟁을 벌일 경우 스크린 확보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