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교수 사회의 '철밥통'이 깨지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이 3∼4년 전부터 교수 인사제도를 개편하면서 제때 승진하거나 정년보장을 받는 비율이 몇 년 새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대학들에 따르면 연세대는 올 1학기 승진 대상자 198명 중 114명만 승진시켰다. 승진율은 58%였다. 2004년 2학기에는 91명 중 44명(48%),1학기에는 211명 중 107명(51%)만이 승진했다. 2003년 승진·승봉 기준을 강화하고 부교수 정년보장 기준을 세우는 등 교원업적평가시스템을 확립한 뒤 나타난 변화다. 특히 교수들은 직급정년(조교수 6년,전임강사 4년 등) 내에 연구업적 등을 채워 승진해야 하며 승진에서 두 번 탈락할 경우 재임용되지 못한다. 이에 따라 올 1학기 102명의 재임용 대상자 중 5명은 학교를 떠났다. 정갑영 연세대 교무처장(경제학과)은 "직급정년 개념을 도입하는 등 승진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재임용에서 탈락하는 교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1999년 교수가 승진하려면 매년 논문을 1.5편 이상 써 대학이 정한 저명학술지에 싣도록 하는 등 인사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지난 4월엔 대상 교수 66명 중 33명만 승진했다. 이 때문인지 교수들이 써낸 SCI급 논문은 1996년 92편→2003년 1018편으로 7년간 10배 이상 늘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2002년부터 같은 직급에서 재계약은 한 번밖에 안 되도록 규정을 바꿔 승진이 두 번 안 되면 퇴출된다"며"앞으로 학교를 떠나야 하는 교수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