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국민마음 얻는데 실패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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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재선거 패배 이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임시집행부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뒷수습에 나섰다고는 하나 친노 반노 등 계파간 갈등이 깊어지는가 하면 등돌린 민심을 읽는데도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0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산행 간담회에서 "내년 초 내 진로를 밝히겠다"고 언급한 것도 결코 이러한 정국흐름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과연 정부 여당이 민심이반의 원인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임시의장이 어제 "참여정부가 성과도 많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는 실패했다"면서 "오늘의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그나마 옳은 인식이다. 그러나 정말 민심을 얻으려면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물론 여당 내에서도 위기에 대한 이러저런 정치적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 진짜 이유는 하나다. 다름아닌 '경제의 실패'다.
국민들은 당장 먹고 살기 힘든 판에 정부 여당은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이념논쟁으로 날을 지새는가 하면,대통령의 느닷없는 연정론(聯政論)이 소모적인 정쟁에 불을 붙이고,급기야는 국가정체성 논란을 부추기면서 나라를 혼란 속에 몰아넣은 것이 그동안의 현실이었다.
말로는 경제올인을 내세우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하면서도 나타난 결과는 어땠는가.
분배의 평등을 내세운 이상주의에 의해 시장경제의 근간이 부정되고,근거없는 국민정서를 핑계로 기업 때리기,반기업 정서 부추기기에 앞장서면서 기업가 정신은 여지없이 훼손됐다.
여전히 출자총액제한 등 거꾸로 가는 기업규제가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아왔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러니 여당이 선거에서 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던 셈이다.
그런 점에서 "구체적 개혁성과로 국민을 설득해야 했는데 추구하는 정당함만 강변하지 않았는지 성찰(省察)해 봐야 할 때"라는 정 의장의 지적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다.
민심이 여당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답은 하나다.
철저한 자유시장경제체제의 구현을 통해 기업의욕을 되살리고 투자를 늘림으로써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다.
이를 소홀히 하면 또 실패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