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최모씨는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휴대폰으로 다운받은 소설책을 즐겨 읽는다. 특별히 소장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흥미위주 소설을 편당 몇 백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편만 받아본 뒤 재미가 없으면 다음편을 구입하지 않으면 돼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주변으로 성큼 다가선 전자책 전자책(e-북)이 본격적으로 생활속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e-북'이 아니라 '유비쿼터스 북(u-북)'이 보다 적합한 표현인 세상이 됐다. 한국전자책컨소시엄(EBK) 자료에 따르면 올해 시장규모는 500억원 수준.5년 전인 2000년 30억원에 비해 괄목상대할 만한 수준이 됐다. 전자책 독서인구는 350만명이나 되고 내년에는 매출규모가 1400억원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자책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온라인 환경이면 어디서나 열람할 수 있다. PC에 다운로드하거나 휴대전화 MP3플레이어 위성DMB폰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10여개의 전자책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로맨스 아동 등 각각의 사이트를 특화하면서 시장 개척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북토피아(www.booktopia.com) 바로북(www.barobook.com) 이북21닷컴(www.ebook21.com) 고이북(www.goebook.co.kr) 신영미디어(www.sybook.co.kr) 양파북(www.yangpabook.com) 동사모(www.dongsamo.co.kr) 엔조이이북(www.enjoyebook.com) 북피아(www.e-bookpia.com)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북토피아와 바로북은 국내 최대 전자책 서비스 기업들로 각각 5만여종과 4만5000여종에 달하는 전자책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올초 맺은 협약으로 콘텐츠 공동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는 내년 말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전자책 수를 20만종으로 늘려 국내 대형서점들이 구비하고 있는 책의 종류(34만종)에 맞먹는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이북21닷컴은 순수소설을 비롯한 무협,로맨스 등의 장르소설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또 국내 109명의 작가 홈페이지를 구축해 작가들의 작품 전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영미디어는 '할리퀸 소설'이란 로맨스 시리즈로 유명한 전자책서비스 업체이다. 동사모는 창작동화 명작동화 영어동화 등 어린이를 위한 'e플래시북' 전문 사이트로 약 3000권의 동화를 전자책으로 제공하고 있다. ◆전자책의 장점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구매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종이책을 구매하더라도 배송시간으로 인해 책을 받기까지는 최소 하루 이상 기다려야 하지만 전자책은 사이트에 접속만 하면 곧바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또 PDA와 핸드폰 등 휴대용 단말기로도 열람이 가능해 휴대성도 뛰어나다. 전자책의 또 다른 특징은 책의 본문검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교황'이나 '이순신'이란 키워드로 본문검색을 시도해 자신이 원하는 책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특히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40~60%까지 저렴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밖에 MP3 플래시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구현해 책의 내용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책을 도서관에 보관할 경우에도 전자책을 이용하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서관 이용자의 경우도 회원으로 등록만 돼 있으면 시간과 공간을 불문하고 전자책 도서관 자료의 열람이 가능하다. 자료대출과 반납을 위해 직접 도서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도 덜 수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블로그 등을 통해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책과 친하지 않은 젊은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이밖에 오프라인에서 절판된 책을 전자책 형태로 복간해 영구보전하고 필요한 사람들이 싼값에 구매하는 경우도 손쉽게 볼 수 있다. 전자책을 이용하려면 전자책 서비스 업체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가입 후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전용 뷰어(리더)를 컴퓨터에 설치해 자신이 원하는 책을 구매하면 된다. 전용 뷰어에서는 독자들이 종이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메모나 밑줄긋기 형광펜표시 낙서 등이 가능하다. 다만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함부로 프린트나 복사를 할 수 없도록 해놨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