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국빈 방문했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박3일 간 일정을 마치고 30일 평양을 떠났다. 후 주석은 방북 기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김 위원장이 주최한 연회 참석, 대안친선유리공장과 북한의 농장 참관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후 주석은 28일 오전 평양공항에 도착, 김 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날 공항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최태복.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백남순 외무상 등 북한 고위 관리들도 총출동했다. 후 주석은 비행장 환영행사 후 수십만 시민들의 열렬한 연도환영을 받았으며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한 후 북.중친선을 상징하는 `우의탑'을 찾아 헌화했다. 첫날 오후 김 위원장과 백화원 영빈관에서 확대 및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뒤 1년6개월만에 다시 자리를 같이해 6자회담 문제와 국제.지역문제, 경제협력문제 등에 관해 심층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이미 약속한 바에 따라 예정대로 제5차 6자회담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후 주석은 "중국은 제5차 6자회담에서도 새로운 진전이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친선협력 증진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정상회담 후 양국 `경제기술협력 협정' 조인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서명은 림경만 무역상과 중국 랴오샤오치 부부장이 했다. 후 주석은 이어 28일 오후 김 위원장이 목란관에서 주최한 만찬(연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직접 연설하면서 "중국 인민과 형제적 우의의 정은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북 이틀째인 29일 후 주석은 김 위원장과 함께 중국의 무상지원으로 건설된 대안친선유리공장을 참관했다. 북한이 `21세기 조.중 친선의 상징'이라고 부르는 대안친선유리공장은 최신 설비를 갖춘 300t급 부유법 유리공장으로, 중국이 2천400만달러를 투자해 착공 1년3개월만인 지난 9일 준공됐다. 이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후 주석은 양국이 최근 수년간 각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풍성한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중국측은 호혜 및 공동발전의 원칙에 따라 양국 기업 간 투자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또 룡산농장을 방문해 창고와 탈곡장, 농촌 문화주택, 유치원을 돌아본 후 문화기재와 생활용품을 기증했으며 저녁에는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관람했다. 후 주석은 30일부터 베트남을 방문한 뒤 내달 18-19일 부산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직전인 16일 한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