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0·26국회의원 재선거'를 완승으로 이끌며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지난해 4월 17대총선에서 이른바 '박풍(朴風)'을 일으키며 당을 기사회생 시킨 이후 세번에 걸친 국회의원·지방선거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에 승리를 안겨 준 것이다. 특히 이번의 승리는 박 대표의 당내 입지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최근 대선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청계천 효과'로 뜨면서 상대적으로 박 대표의 지지도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또다시 대중적 인기를 재확인하면서 이 시장의 오름세를 어느정도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이강철 후보에 맞서 자신의 비서실장 출신 유승민 후보를 내세운 대구 동을을 챙긴 것은 '노-박 대리전'의 승리를 뜻한다.특히 나머지 3곳 에서도 박 대표가 올인하다 시피하면서 무소속 민노당 후보 등을 꺾고 완승을 거둠에 따라 그의 지도력은 한층 무게가 실리게 됐다.이에 따라 내년 5월 지방선거까지 박 대표가 당의 간판을 맡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 대표는 이같은 정국주도권 장악을 발판으로 정체성 문제 등 대여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이 경우 여야 대치 국면은 한층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일이라 자택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본 박근혜 대표는 "매우 의미있는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한나라당의 완승을 전적으로 박 대표의 공으로 돌리는 데 대한 부정적인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원희룡 최고위원 등은 "이번 선거는 기본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여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감이 만연돼 있는 환경속에서 치러진 선거였고 노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뜻이 결집된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