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 광주와 부천 원미갑,대구 동을,울산 북구 등 4곳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재선거 투표와 개표 상황을 지켜본 여야 지도부는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여야 지도부 모두 상당한 위험을 안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패배는 지도부 책임으로 직결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든 야든 조기 전당대회 개최 목소리가 힘을 얻으며 심각한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크다. 경우에 따라선 정계 개편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지도부는 하루 종일 마음을 졸였다. ◆열린우리당=국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본 문희상 의장 등 당지도부는 개표 결과가 나올 때마다 웃음과 긴장이 교차하는 낯빛을 보였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던 대구 동을과 부천 원미갑에 대해서는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대구와 부천은 적극투표 계층에서의 지지율이 높아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자체분석이 나왔었다"며 "지도부에서도 이 중 최소한 한 곳에서는 이겨야 만족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지역별 투표율을 체크하는 등 투표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이상수 후보가 출마한 부천 원미갑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이 살포되자 즉각 선관위에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막판 '색깔론' 공세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이날이 공교롭게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상당히 신경쓰는 눈치였다. ◆한나라당=이번 선거 운동 기간 내내 4곳 모두에서 우세를 점했다고 주장해 왔지만,투표일 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이번 재선거가 현 정부의 경제 파탄과 정체성 위기를 심판하는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막판까지 투표율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대구 동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통적인 텃밭인 데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박근혜 대표의 향후 거취와 관련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선 절대 빼앗겨선 안될 요충지로 꼽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뒤 각 지역에서 취합된 투표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며 상황을 점검했다. 이어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당직자 들과 함께 밤 늦게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울산 북구에서 수성을 기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김혜경 대표는 이날 울산을 시작으로 대구 동을,부천 원미갑,경기 광주 후보들을 차례로 방문해 격려한 뒤 여의도 당사 선거상황실에서 당직자들과 함께 선거개표 방송을 시청했다. 홍영식·김인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