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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검찰혁신 준비된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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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과거에 관심없다.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만 보고하라." 지난 24일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가 대검 간부 상견례에서 했다는 말이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관문이 남아 있지만 정 내정자는 며칠 후면 검찰조직의 최고사령탑에 오른다. 그런 그가 부하 직원들과의 첫 대면 자리에서 한 얘기치고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의 파격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방송 카메라와 사진기자들에게 집무실을 공개하고 사진 촬영에 응했다. 총장 내정자로서는 유례가 없었다는 게 대검 공보실측의 설명이다. 취재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는 "우리 검찰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10년 20년 후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마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취임사와 닮았다. 다소 어리둥절해 하는 기자들에게 그는 "블루오션으로 가겠다"는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블루오션(blue ocean)'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가치를 창출한다는 뜻으로 최근 기업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신경영전략이다. '검찰이 블루오션을?' 선문답처럼 갈수록 알쏭달쏭해지는 화법이다. 하지만 한마디한마디에 내공이 실려 있다. 대구고검장 시절 색다른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기업경영 혁신기법인 이른바 '6시그마'를 사상 처음 검찰조직에 접목하는 실험을 했다. 이 과정에서 정 내정자는 상급기관의 장으로 예산을 따주는 등 발벗고 나섰다. 과제별 리더들에게 밥도 많이 샀다. 그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실험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조근호 대검 혁신기획단장은 회고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그를 '혁신의 고수'라고 치켜세웠다. 검찰혁신을 위해 준비된 총장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블루오션이나 6시그마 모두 결코 간단치 않은 과제들이다. 6시그마 전파를 위해 대검 혁신기획단에 파견 나온 포스코의 김군역 차장은 검찰조직을 '호두'에 비유했다. "호두껍질처럼 변화를 수용하는 데는 엄청 느립니다. 하지만 껍질을 깨고 나면 흡수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정 내정자가 호두껍질을 얼마나 깰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김병일 사회부 기자 k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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