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6:19
수정2006.04.03 06:20
(앵커-오프닝)
세양선박을 둘러싼 쎄븐마운틴 그룹 임병석 회장과 에스엔티 최평규 회장의 공방이 열흘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향후 전망을 짚어 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나왔습니다.
(앵커)
먼저 이번 경영권 공방의 개요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기자)
이미 알려진 대로 지난 14일 장 마감 뒤 에스엔티 최평규 회장이 세양선박 지분 18.14%를 매입했다고 공시하면서 이번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인수 합병 시도로 비춰지고 있는 최평규 회장이나 경영권 방어에 나선 임병석 회장 모두 기업 인수 합병 분야에는 남다른 인물로 알려져 있고요.
두 사람 모두 인수 합병을 통해 기업을 키워 왔기 때문에 시장의 반향이 컸습니다.
최 회장이 지분 인수에 대해 임 회장이 곧 적대적 인수 합병 시도라고 맞받아치면서 우호 세력 확보에 나섰고요.
백기사 확보에다 해외 전환 사채 발행까지 시도하면서 곧 경영권 장악 저지에 들어갔습니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유상증자와 전환 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놓은 상태고요.
현재는 양측 지분이 서로 엇비슷하게 호각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처집니다.
(앵커)
왜 세양선박인가요?
(기자)
임병석 회장의 쎄븐마운틴 그룹은 국내 5위권 해운업체입니다.
이 중에서도 핵심이 세양선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임 회장이 쎄븐마운틴해운 지분 61.4%를 갖고 있고 쎄븐마운틴 해운이 세양선박 지분 20.4%를 갖고 있습니다.
다시 세양선박이 진도와 우방 그리고 우방타워랜드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양선박을 인수할 경우 진도나 우방, 우방타워랜드의 경영권을 한꺼번에 확보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평규 회장은 세양선박은 물론 임 회장의 쎄븐마운틴 해운이나 진도 등도 주식이 은행권에 무더기 담보로 잡혀 있어 빈껍데기에 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임 회장은 이제까지 법정관리 상태거나 시장에 매물로 나온 회사 등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인수했다며 최 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어 왔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양측이 서로 팽팽하고 맞서 있는 모습인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 같습니까?
(기자)
지분 경쟁이나 표 대결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실제 성사 여부를 떠나 현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가능성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계속 이어지거나 아니면 결국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고 최 회장 측이 일부 경영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쎄븐 마운틴 그룹이 백기사로 끌어 들인 대한화재의 지분 확대 가능성입니다. 대한 화재에 대한 백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가 성사되면 지분 경쟁은 싱겁게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쎄븐 마운틴 그룹이 새로운 백기사를 구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하나는 최 회장이 차익을 거두고 물러나는 것입니다.
이미 주가가 크게 올라 매입가에 견주어 수십억원의 차익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직까지 투자 목적도 단순 투자라고 신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을 처분하고 떠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 때 두 배 가까이 뛰어 오른 주가가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앵커)
쎄븐 마운틴 측이 백기사를 확보하느냐 여부가 관건인 것 같군요.
법원 결정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 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법원은 이달 28일 심리를 시작하겠다고 했고요.
일단 21일 해외 전환 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대금 납입은 예정대로 진행되도록 해 1라운드는 쎄븐마운틴 쪽 승리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최 회장측은 이 때문에 소송 내용을 '신주 발행과 전환사채 발행 무효'를 주장하는 가처분 소송으로 바꾸기로 했고요.
앞으로 법원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와 해외 전환사채 발행이 긴박한 자금의 필요성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를 중점적으로 판단할 예정인데요.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모 증자나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하기도 했지만 또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는 인정해 준 경우도 있어 앞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앵커)
이미 상당히 주가가 오르지 않았습니까?
최 회장 측 계산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불과 석 달 만에 수십억원대의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최 회장의 평균 매입단가가 천원선이기 때문에 지난 21일 종가 천3백85원과 비교해서도 차익이 상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함께 지분을 매입한 에스앤티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어도 최 회장 측으로서는 이번 지분 매입에 손해 볼 것은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에는 주가가 이틀 연속 급락하지 않았습니까?
M&A 기대를 가졌다면 낭패를 볼 것도 같은데요.
(기자)
19일 같은 경우에는 전체 발행 주식 수의 80%가 하루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직전까지 사흘 상한가를 기록했고요. 반면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24% 이상 떨어졌습니다.
M&A 기대에 따라서 급등락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증권가에서는 최 회장 측이 여전히 단순 투자 목적으로 세양선박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시세 차익을 보고 사태를 끝낼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세양선박에 대한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도 덧붙이고 있고요.
이 때문에 뒤따르기식 투자에 대한 경고가 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일을 계기로 M&A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 것 같은데요.
어떤 점을 짚어 볼 수 있습니까?
(기자)
반드시 경영권 인수를 위협하는 대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잠재적인 위협에 대한 대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대한화재가 세양선박의 백기사로 나섰는데요.
마찬가지로 수출입은행이 매각한 기업은행의 지분을 한국투자증권이 매입한 것 그리고 신한금융의 삼양식품 지분 매각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이 백기사로 나선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기업인수 합병 건수와 금액이 2003년부터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기업 회생 작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 인수 합병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에 따른 머니 게임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되고 있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