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해 같은 자리에 오른데다 20여년 이웃사촌으로 지내온 건 보통 인연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입사동기인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부문 대표와 석강 신세계 백화점 부문 대표가 근속 30년을 기념,24일 사내 표창을 받는다.


75년 삼성그룹 공채 16기로 나란히 입사해 46명이 신세계로 배치받은 뒤 30년이 지난 지금 44명이 회사를 떠났고 이 대표와 석 대표 단 두 사람만 백화점과 할인점 부문 대표로 각각 남았다.


이들 외에 삼성공채 16기 동기로는 삼성전자 최도석 사장,제일모직 제진훈 사장,삼성SDI 김인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49년생으로 동갑인 이들 두 사람은 대조적인 면이 많다.


우선 이 대표가 경남 김해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반면 서울 출신인 석 대표는 라이벌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 대표가 관리과장,기획부장,경영지원실장 등 관리통의 경력을 쌓은 데 반해 석 대표는 영업전략실장,마케팅실장,영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영업통으로 일관했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건 사원시절 관리과 산하에서 이 대표가 관리업무,석 대표가 신규사업 일을 한 1년여가 전부.


보직에 걸맞게 성격도 다른 면이 많다.


석 대표는 "이 대표는 차분하고 편안한 성격이어서 나와 달리 흥분을 잘 안 하는 편"이라며 "한마디로 합리주의자"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석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주문에 "막걸리 문화가 바탕인 학교 출신이면서도 매우 감성적이어서 백화점을 이끌어 가는 데 적격"이라면서 "일처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이 상당히 어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점은 골프 핸디.석 대표는 핸디캡 16,이 대표는 18을 놓는데 과거엔 주로 석 대표가 내기에서 이겼고 지금은 이 대표가 만회하는 중이라고.석 대표가 장타에 OB가 잦은 편이라면 이 대표는 정교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이들 두 사람은 반포에서만 20년 넘게 산 이웃사촌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부부 동반으로 식사도 하고 등산도 한다.


근속 30주년을 표창해 회사가 주는 휴가(15일간)도 부부 동반으로 해외여행을 갈 예정이다.


포상금(500만원)과 순금 20돈쭝짜리 메달도 수여된다.


두 사람은 "직장생활 1년,3년,10년을 주기로 위기가 온다며 이를 잘 극복하라는 선배들의 고언을 새겨 들은 덕분에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맺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