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상승기가 본격화됐다. 금리 상승은 예금자에게는 반길 일이지만 대출받은 게 있다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의 재테크는 빚을 갚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시중 은행은 물론 국책·지방 은행으로 확산되고 저축은행도 5%대 특판 예금을 내놓고 가세함에 따라 예금자들은 상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금리 상승기의 방정식 금리 인상에 대한 민감도는 예금자보다는 대출자가 더욱 크다. 예컨대 금리가 1% 오른다면 예금 이자는 이자 소득세를 빼면 실질적으로 0.8%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비해 대출을 쓰고 있다면 1%가 전액 올라 이자 부담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즉 1억원의 예금 이자는 80만원 늘어나지만 1억원의 대출 이자는 100만원이나 증가한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빨리 빚부터 갚아야 한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선 고정 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급한 대출 갈아타기는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 금리가 더 오르더라도 상승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현재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 금리에 비해 1%포인트가량 비싼 점을 감안하면 신규대출 고객을 기준으로 1년마다 시장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올라야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을 중간에 갚으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1~2% 부과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확산되는 수신금리 인상 경쟁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이후 시중 은행 중심으로 전개됐던 예금금리 인상 경쟁이 국책·지방 은행과 저축은행 등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예금 금리를 상품별로 최고 0.4%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6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3.7%,1년 정기예금은 최고 연 4.0%가 적용된다. 광주은행도 19일부터 예금 금리를 최고 0.4%포인트 올려 적용하고 있으며 부산은행 역시 20일부터 예금 상품별로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올렸다. 일부 저축은행도 5%대의 특판 상품을 내놓고 맞불을 지피고 있다. 동부상호저축은행은 옛 프로농구 TG삼보 엑서스를 인수해 구성한 '동부프로미 프로농구단' 창단을 기념, 연 4.95%의 금리를 적용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오는 12월31일까지 특별 판매한다. 동부프로미 농구단이 우승할 경우 0.1%포인트의 보너스 금리가 추가로 지급된다. 지난 19일에는 경기도 분당의 좋은저축은행이 연 5.5%의 1년제 특판 예금을 300억원 한도로 내놓기도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